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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는 방법론이 아니라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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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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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투자를 하면서 “이 종목은 무조건 장기투자 해야지!” 생각한다. 자신이 한 기대처럼 장기투자를 통해 복리수익으로 텐배거를 낼 수만 있다면 누구나 장기투자를 할 것이다. 하지만 장기투자로 성공한 케이스보다는 잘못된 종목에 장기투자하며 시간과 기회비용을 둘 다 날리는 안타까운 사연을 더 자주 접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다들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투자 초보자들이 장기투자를 투자 방법론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장기투자는 결과론으로 봐야지 무조건적인 방법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익이 나는 투자를 지속했기 때문에 장기투자가 된 것이지” 장기투자를 한다고 투자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 이 또한 생존편향의 한가지 예시일 수 있다.

다들 장기투자 하면 워렌버핏을 생각하기에, 장기투자의 황제인 워렌버핏의 마음 속을 추측해보며 무슨 생각으로 장기투자를 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워렌버핏은 그의 시그니처 포트폴리오 종목 중 하나인 코카콜라를 처음 투자할 때, 과연 “이 기업에 평생 투자해야지” 라는 마음이었을까? 물론, 그런 생각을 당연히 했을 것이다. 코카콜라가 복리 성장을 계속할 수 있다면 당연히 장기투자가 유리하다.

그렇다면 질문을 조금만 바꿔보자. 10년을 들고 있던지 100년을 들고 있다가 자식손자가 팔던지 기업의 주식을 언젠가는 팔아야 한다. (또는 회사가 없어지며 청산된다) 그러면 “워렌버핏은 언제 코카콜라 장기투자를 중단하려고 할까?” 나는 그 때는 코카콜라라는 기업의 스토리가 바뀌어, 복리적 성장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때라고 생각한다. 2025년 현재 기준으로는 코카콜라 기업의 스토리와 경쟁력, 복리 성장에 대한 믿음은 3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워렌버핏은 코카콜라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장기투자를 하고 있는 경험과 장기투자를 하려고 했으나 중단한 경험 둘 다 가지고 있다. 전자의 경험은 애플인데, 애플은 2018년부터 8년째 들고 있고 세금 공제를 위해 판 것을 제외하고는 매도한 적이 없다. 반면 스타벅스는 3년째 들고 있다가 전부 매도한 경험이 있다.

사실 두 종목 모두 처음에는 계속 장기투자로 계속 보유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스타벅스는 중간에 해당 기업의 실적이 점점 안 좋아졌고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생각 변화가 있었다. 또한 나는 변화를 제대로 판단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결국 몇 년 전에 전량 매도를 했다. 결과적으로 좋은 매도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단순히 장기로 투자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기업이 변화함에 따라 투자를 지속할 지 잘 판단해야 한다. 물론 처음에 종목을 잘 고르면 되겠지만, 나는 워렌버핏이 아니며 워렌버핏도 항상 종목선정에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장기투자는 절대적인 방법론이 아니라, 잘 된 투자의 결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결국 기업이 잘 되어야 주식투자도 성공하는 것이고,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계속 잘 될 기업인지 지속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말하듯 워렌버핏도 "아무것도 안하기로 매일 결정"하는 사람인 것이다.

위와 같이 기업의 가치에 대해 사고하는 과정을 주기적으로 반복했음에도 기업에 대한 믿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장기투자가 되는 거고 아니라면 이별하는 거다. 주식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는 말이 있고, 장기투자를 하려고 했던 주식과 헤어져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평생을 약속했던 연인과 헤어지기도 하니 말이다.

앞서 내가 애플에 장기투자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2025년 애플도 그런 의심을 해보기 좋은 종목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AI 시대에 애플이 밀리고 있지 않을까?" 라는 의심이 있었고, 그로 인해 한동안 애플 주가가 좋은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이 또한 애플을 오래 보유하려고 한다면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나도 당연히 생각해봤다) 애플이 앞으로도 이익을 잘 낼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면 투자를 이어나가고, 이젠 아닌 것 같다면 이별을 고려해야 한다.

이제 “엔비디아는 AI 1등 주식이니까 장기투자할거야!” 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보자. 이 말은 주식 투자를 위한 적합한 가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투자를 위한 정확한 가설은 “엔비디아는 AI 시대에 1위 기업의 지위를 유지하거나 더욱 공고히 하며 계속 더 많은 돈을 벌어 나에게 복리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나는 이 사실이 장기간 변하지 않고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내 생각이 틀렸다고 밝혀지지 않는 한 투자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가 더 나은 투자 방법론 아닐까 싶다. 이런 생각으로 투자를 하고, 내 생각이 계속 맞아 투자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레 장기투자가 되는 것이다.

사실 전자처럼 생각하던 후자처럼 생각하던, 엔비디아가 계속 잘된다면 똑같은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확률은 사실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생각이 틀렸다면 그 것을 언제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성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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