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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스타벅스 투자를 그만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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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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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코로나 전인 2019년에 스타벅스에 투자를 시작해 지금까지 투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실제로 한국인들이 배당주로 많이 투자하고 있는 주식입니다. 저 또한 스타벅스 배당금이 들어오는 날 배당금으로 스타벅스 콜드브루를 사먹을 때 느끼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몇 년 동안 투자를 이어오고 있었는데요.

그러한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2024년 운용하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점진적으로 스타벅스를 제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부터 스타벅스 투자의 전 과정을 돌아보면서, 왜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스타벅스에 처음 투자한 이유

2019년 당시 제가 스타벅스에 투자한 이유는 단순히 스타벅스의 고객 관점에서 스타벅스가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스타벅스의 브랜드 가치와 제품, 스타벅스라는 공간을 이용하면서 얻는 효용이 크다고 생각해 장기적으로 잘 나갈 것이라 봤습니다. (사실 지금 이 글도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시켜놓으면서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였습니다. 저는 스타벅스의 고객으로만 접근할 뿐, 더 이상 스타벅스라는 주식, 그리고 커피 산업에 대해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배당도 잘 주는 배당주니까 안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코로나가 닥치기 전까지 조금씩 적립식으로 모아갔습니다.

그동안의 성과

그래도 그 동안 적어도 손해를 보지 않았고, 약 2% 정도의 배당을 받으며 쏠쏠하게 재투자도 이어나갔습니다.

S&P500 인덱스와 비교해봤을 땐 떨어지는 성과이긴 하지만, 적어도 돈을 잃지 않았으니 만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벅스 투자 중단 이유

하지만 2024년 들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스타벅스라는 기업을 잘 알고 투자를 하고 있는가?

저는 이 질문에 대답을 잘 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주식을 전부 다 공부하고 투자하는 게 어렵다면, 투자를 이어오면서 기업에 대한 이해를 늘려 나갔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커피 산업에 대해 아직까지도 거의 모르고, 단지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고객이었을 뿐입니다.

한국에서 스타벅스가 잘 되긴 하지만, 코로나 이후에 스타벅스는 신세계에 한국 영업권을 팔고 떠나서 이제 스타벅스 본사의 영향을 100% 받는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2023년 연말부터 스타벅스의 실적이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 잘할 수 있는지에도 확신이 없었습니다.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과연 스타벅스는 장기적으로 좋은 실적을 낼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해보지만, 자신 있게 대답하기는 어려운 상태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나는 스타벅스 고객일 뿐 기업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 주가 등락에 따른 확률 높은 투자 의사결정을 하기 힘들다.

이러한 생각에 따라 저는 이제 스타벅스 투자를 중단할 예정입니다.

월가의 영웅과 능력 범위

제가 스타벅스 주식을 산 이유 중 하나는, 그 때 월가의 영웅을 읽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존경하는 피터 린치는 잘 아는 기업에 투자하라 라는 명언을 남겼고, 그 당시에는 이에 따라 잘 아는 기업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믿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2019년의 저는 스타벅스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투자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커피가 맛있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되는 것은 투자 아이디어를 찾는 출발점일 뿐이고, 기업의 경쟁 구도, 산업에 대한 이해, 앞으로의 성장성, 재무제표, 경영진 등 많은 것을 조사해보고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당시의 저는 단지 좋은 제품이라는 판단만 한 뒤, 다른 요소들은 살펴보지 않은 채 투자 결정을 내렸습니다. 워렌 버핏이 항상 언급하는, 능력 범위 밖의 기업에 투자를 한 것입니다.

저는 아직도 커피 산업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여전히 맛있는 커피는 좋아합니다. 저에게 연락주시면 서울의 좋은 카페는 많이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커피 산업을 공부하지 않는 한, 스타벅스 투자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대부분은 운의 영향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일들에 바쁘기 때문에 당분간은 커피 산업을 공부하기 힘들 거 같고, 그렇다면 계속 능력 범위 밖의 기업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능력 범위 밖의 기업의 뉴스와 변화에는 어떤 게 중요한 정보인지 판단할 수 없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보는데, 저는 이로부터 파생되는 스트레스 또한 원하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사용 계획

저는 능력 범위 밖의 주식에 투자를 하느니 S&P500을 적립하는 것이 더 나은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투자 성과도 S&P500이 더 좋습니다 ㅎㅎ) 그래서 스타벅스 주식을 처분한 자금은 S&P500 ETF에 적립하려고 합니다.

여전히 스타벅스는 위대한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이해할 수 없는 기업과 길게 동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제가 커피 산업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한 뒤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고, 날라간 기회에 대해서는 전혀 아쉬워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사실 아쉬워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제 능력으로 온전히 감당할 수 있었던 기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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