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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P 중도 해지의 장기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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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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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부터 퇴직금의 IRP(개인형 퇴직연금제도) 이전이 의무화되었습니다. 따라서 많은 직장인 분들이 퇴사를 하실 때 퇴직금을 기존 계좌가 아닌 IRP 계좌로 수령하셨을텐데요. 퇴직금을 받아 다음 취직 때까지의 생활비로 활용하시거나 신나게 쓸 계획을 세우신 경우가 많을 거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살펴보니 IRP 계좌를 충분한 고려 없이 해지하면 내 자산의 궤적에 큰 영향을 받더라구요. 이번 글에서는 퇴사를 하려는 김대리를 따라가면서 IRP 계좌 해지가 30년 뒤 내 자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봅니다.

성급한 결론: 왠만하면 IRP 계좌 해지하지 마세요.

김대리의 퇴사

직장 5년차 김대리는 계속되는 과로와 야근으로 번아웃이 왔습니다. 이직이 잦은 업계라 3개월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취직을 하기로 하고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퇴사 과정 진행 중에 인사팀으로부터 IRP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법적으로 의무화 되어 있었기에 일단은 IRP 계좌에 퇴직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퇴사 뒤 퇴직금으로 대략 1000만원 정도의 돈이 IRP 계좌에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 돈으로 비슷하지만 다른 의사결정을 내린 멀티버스의 김대리를 살펴볼까요?

멀티버스 A: IRP 계좌를 해지한 김대리

멀티버스 A의 김대리는 퇴사 기념 여행을 가기 위해 IRP 계좌를 해지했습니다. 해지하면서 대략 50만원 정도의 퇴직소득세를 내게 됩니다. (이 금액은 정확한 금액이 아니라 대략적인 금액입니다)

남은 950만원 중 500만원을 써서 김대리는 포르투갈 한달 살기를 갑니다. (저도 가고 싶네요 ㅋㅋ)

김대리는 매우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옵니다.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다 행복하게 날려버린 김대리는 다시 취직을 성공합니다. 남은 450만원은 일반계좌에서 다시 S&P500 인덱스 투자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30년이 지납니다. 김대리의 돈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S&P500의 역사적 평균 수익률인 10%를 적용해서 계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일반계좌의 S&P500의 배당 수익 16.5%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S&P500의 평균 배당수익 2%에 세율을 적용해, 1.67%의 배당수익을 얻게 됩니다.

450만원에 대한 모든 돈을 재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30년동안 9.67%의 수익을 얻는다고 가정합니다. 멀티버스 A 김대리의 퇴직금은 불어나 30년 뒤 약 7039만원이 되었습니다.

만약 포르투갈 한달 살기를 갔다오지 않았거나, 500만원을 재빠르게 벌어 다시 투자한다고 해도 약 1억 4860만원 입니다.

꽤 괜찮은 수익이지만 30년 뒤 이 수익금을 찾기 위해서는 (곧 시행될) 금융투자소득세 등 추가적인 세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실제 받는 돈은 이보다 적은 금액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면 이제 멀티버스 B의 김대리와 비교해볼까요?

멀티버스 B: IRP 계좌를 해지하지 않은 김대리

멀티버스 B의 김대리도 똑같이 포르투갈 한달 살기를 갑니다. 단, IRP 계좌를 해지하는 대신 기존에 모아둔 돈으로 가기로 결정합니다.

똑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온 멀티버스 B의 김대리도 다시 취직에 성공합니다. IRP에 고이 모셔둔 1000만원은 30년동안 S&P500에 투자합니다. (똑같이 연간 10%의 수익을 얻는다고 가정합니다. 과세이연이 되므로 투자 중의 세금은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게 30년 뒤 멀티버스 B의 김대리가 묵혀둔 1000만원은 약 1억 7449만원이 되었습니다.

똑같이 포르투갈 한달 살기를 갔다왔지만, 30년 뒤 자산에 많은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5%의 원금 차이가 15%의 차이로 늘어났고, 그 금액은 거의 2500만원입니다. 또한 IRP에 들어있는 돈은 연금소득세를 적용받기 때문에 나중에 적은 세금만 내고도 인출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IRP를 해지하지 않고 과세이연과 각종 세금 혜택을 받으며 멀티버스 B의 김대리는 멀티버스 A의 김대리보다 꽤 많은 자산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포르투갈 한달 살기를 포기하지도 않았습니다.

멀티버스 B의 가정 및 평소에 해둬야 할 일

눈치채셨겠지만 멀티버스 B의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500만원 이상의 저축이 필요합니다. 저축이 있는 상태여야 생활비 등의 생존자금을 위해 불필요하게 IRP 계좌를 해지하지 않고 과세이연된 금액을 복리로 굴려 수익금을 극대화할 수 있으니까요.

결론

결론적으로, IRP를 해지하게 되면 각종 세금혜택과 과세이연의 효과를 누리지 못해 장기적인 자산에 손해를 보게 됩니다. 따라서,

  1. IRP 계좌를 해지할 일이 없도록 평소에 저축을 잘 해놓아 내 삶의 안전마진을 확보해놓고,
  2. IRP 계좌의 세금혜택과 과세이연 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내 퇴직금을 복리로 불려나가야 할 것입니다.

복리 효과의 첫 번째 규칙은 쓸데없이 중단시키지 말라는 것입니다. - 찰리 멍거

자산이 복리로 불어나는 과정을 여러 변수로 계산을 해보고 싶다면 복리클럽에서 만든 투자 계산기를 활용해보세요.

Disclaimer

  • 퇴직소득세는 급여와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정확한 값이 바뀔 수 있으니 정확하지 않은 값입니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퇴직소득세를 계산했습니다.
  • IRP에는 사실 위험자산 투자 비율이 제한되어 있는데, 해당 값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세금 관련해서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과세이연의 중요성을 알리는 글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으며, 틀린 부분은 복리클럽으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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